'경의선도 타볼 겸 가보자' 는 완전히 돌발적인 결정으로 행한 단독 여행. 하지만 그러한 졸속 행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남겨 주었다.

어디쯤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논에 모여 있던 수많은 새떼들이 갑자기 날아오르는 장면.
실제로 보면 장관인데, 사진으로 보니 역시 스케일이 너무 작다.
임진강역에 도착해서 도라산 방면을 바라보고 찍은 플랫폼과 선로 사진.
임진강역과 임진각 사이에 조성된 평화공원을 도는 영국제 협궤열차.
타고 있던 사람은 불과 네 명. 하지만 굳이 평일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요금이 경의선 왕복 요금보다도 더 비쌌으니(3000원!!!). OTL

평화공원 옆에 전시되어 있는 증기기관차. 기관차 뒤에는 카페로 개조한 구식 객차가 연결되어 있다.

증기기관차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콘크리트 기념비. 남북이 경의선과 동해선을 잇는데 합의는 했다지만, 아직 갈길은 멀어 보인다.
납북자 가족들이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는 노란 손수건들. 납북자 출신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벌어진 최근 사건들과 오버랩되어 답답함을 안겨 주었다.

민통선 가까이 설치된 자유의 종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조각품. 그리고 그것을 뒤로 하고 찍은 임진강철교.
포로 교환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장소인 자유의 다리. 하지만 일반인에게 개방된 것은 위의 기념비 내용대로다.
자유의 다리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 중에서.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저려오는 기록물들.
(위 사진의 설명문: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울고있는 남편을 달래고 있는 부인)

설이나 추석 때면 실향민들의 제사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보도되곤 하는 망배단.
임진각 전경. 처음 갔을 때-아마 유치원 다닐 때였다-와 완전히 틀린 인상이었는데,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로 개축되어 있었다.
임진각 전망대에서 본 임진강철교. 통근열차가 도라산 쪽에서 건너오고 있다.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 이번에는 반대로 도라산 쪽으로 가고 있는 통근열차의 모습이다.
임진강역 전경.
임진강역 신축과 경의선 철도 연장을 기념하는 플랫폼 끄트머리의 푯말.
보너스 컷: 역에서 키우고 있는 개 두 마리. 왼쪽은 성질이 좀 사납고, 오른쪽은 순한 편이지만 사람이 접근하면 좀 심하게 들이댄다.사실 이 짧은 여행은 사전 답사 성격으로 이루어졌다. 도라산역에 갈 때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알아볼 겸 갔는데, 임진강역에서 헌병대가 주관하는 공항 검색대 수준의 엄격한 검문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고, 도라산역만 관광하는 것도 하루 한 차례 뿐이라고 한다. (아마 디카도 가지고 가지 못할 것 같다.)
어쨌든 임진각은 단순히 놀러가는 곳은 아니다. 전쟁 당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격전지이기도 했고,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대치 상황의 긴장감, 이산의 슬픔, 전쟁의 아픔 등이 자연스레 묻어나는 곳이다.
그런 곳에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지만) 놀이동산을 운영한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고, 그마저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 더욱 아이러니했다. 분단의 상황을 즐길 수 있을까? 외국인에게나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다.
경색된 남북 관계, 그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온갖 정치/사회 문제 속에서 찾은 임진각은 그 때문인지 더 우울하고 삭막하게 보였다.